<p></p><br /><br />최근 지방의 대학가 원룸 빌라촌에서 전세금 사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. <br><br>무리한 대출 빚을 갚지 못해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, 학생들의 전세금을 들고 잠적한 건데요. <br> <br>피해자가 수백명이나 되고 떼인 돈도 100억원대 입니다. <br> <br>전혜정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학생 100여 명이 전세금 사기를 당한 원광대 빌라촌. <br> <br>집주인은 전세금 65억 원을 들고 잠적했고, <br> <br>건물 곳곳엔 법원 안내통지와 단전 안내문이 나붙었습니다. <br> <br>[익산 전세 사기 피해자 / (전세 4000만 원, 올해 입주)] <br>"(어떤 돈이에요?) 부모님이 지인들 통해서 모으신 돈. 부모님한테 연락을 잘 안했어요. 너무 힘들어 하셔서… (다른 가족들은) 이 일을 모르시거든요." <br> <br>집주인에게 관리비를 꼬박꼬박 냈지만 공과금 수개월 치가 밀려 있었습니다. <br> <br>도주 직전까지 집주인 강모 씨는 세금 핑계를 댔습니다. <br> <br>[강모 씨 / 집주인(피해학생 통화)] <br>"세차하면 비 오듯이 말 그대로 내가 뭐 좀 해보려고 하니까… 내가 건물을 사니까 보유세를 올린다느니…" <br><br>강 씨는 원광대 주변 건물 17채를 보유한 큰 손으로 불렸습니다. <br><br>은행 대출과 학생들의 전세금을 긁어모아 건물을 사들였지만, 대출빚을 감당하지 못해 대부분 건물이 경매에 들어가자 전세금을 들고 달아난 겁니다.<br> <br>피해자들은 처음부터 사기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. <br> <br>[익산 전세 사기 피해자 / (전세 3900만 원, 3년 거주)] <br>"전세권 설정 이런 건 안 보여주고, 앞의 것만 살짝 보여줬어요. 쓰잘데기 없는 것. (이제 와) 저기 병원 앞에 오피스텔 하나 생긴 것, 그걸 핑계 대고 있어요. 그거 때문에 망했다고… " <br> <br>비슷한 전세금 사기 피해는 다른 곳에서도 빈발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용인대와 명지대 사이 이 원룸 단지의 학생들도 집단소송에 나섰습니다. <br> <br>[용인 전세 사기 피해자 / (전세 4000만 원, 올해 입주)] <br>"일단 돈을 못 받는 게 제일 문제죠. (어떤 분들이 주로 사세요?) 학생들이 많이 사시죠. 피해자는 엄청 많죠." <br> <br>많게는 7천만 원의 전세금을 맡겼던 세입자들, 대출을 갚으려 '전세금 돌려막기'를 했던 집주인 박 씨 역시 이달 초 잠적했습니다. <br> <br>[박모 씨 / 세입자 마지막 면담 당시] <br>"어차피 저는 끝난 거예요. 계속 전세를 놓고 해서 무리수를 뒀던 거죠." <br> <br>심지어는 공인중개사와 짜고 피해자들을 속인 정황이 뚜렷합니다. <br> <br>[신탁회사 관계자] <br>"'박OO가 A대 교수'라고 설명을 하면서 그러면 더 믿음이 가잖아요. 그런데 알아보니까 (A대에) 그런 사람은 없다고 하고요. 지금도 교수로 알고 있는 사람(피해자)들도 있어요." <br> <br>이 공인중개사는 서류위조를 지적하자 거짓말을 했고, <br> <br>[임모 씨 / 공인중개사 대표(학부모 통화)] <br>"세입자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고… 우리 세입자는 천만다행인 거예요. 어휴, 그나마 다행인 게…" <br> <br>사태가 커지자 연락을 끊고 숨어 버렸습니다. <br> <br>하지만 전세금 반환분쟁이 급증하고 있지만, 책임이 있는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[양승일 / 변호사] <br>"대부분의 기업 공인중개사들은 공제회나 보험을 1억 원만 가입을 해놔요. 원룸 하나에 피해자가 20명이 된다(라면), 한 명당 500만 원 정도만 배상할 수 있는 거죠." <br> <br>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책도 마땅치 않습니다. <br> <br>[용인 전세 사기 피해자/ (전세 5000만 원, 5년 거주)] <br>"저는 여기서 5년 동안 감옥살이했어요. (보증금 안 주셔서요?) <br>네. 어쩔 수 없이 있었죠." <br> <br>[용인 전세 사기 피해자 / (전세 5000만 원, 5년 거주)] <br>"하나도 지금 해결된 것도 없고, 그냥 입만 열면 거짓말이니까… " <br> <br>전문가들은 등기부 조작이 많은 만큼 인터넷 등기소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. <br> <br>[허윤 / 변호사] <br>"반드시 등기부 등본을 떼보셔야 하는 게 등기부 자체를 위조하는 경우가 많아요. 아무리 부동산 중개인이나 임대인이 확인서를 써준다 해도, 피하는 것이 맞아요." <br> <br>대학가 전세 사기 도미노 현상을 막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. <br> <br>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. <br> <br>hye@donga.com <br>연 출 : 김남준 <br>구 성 : 지한결 손지은 <br>그래픽 : 안규태